1702년 작. 비단바탕에 채색. 중앙의 7불탱화(七佛幀畫)를 중심으로 좌우에 53불도를 6폭으로 나누어 그린 형식으로 되어 있다.
53불은 대승불교의 성불사상(成佛思想)을 잘 표현한 것으로, 53불도는 대개 불조전이나 천불전(千佛殿)·삼천불전(三千佛殿)에 봉안되어 있는데, 이 그림에서는 보광불(普光佛)에서 상만왕불(常滿王佛)까지의 53불을 그렸다.
중앙의 7불그림은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노사나불(盧舍那佛) 등 삼신불(三身佛)과 사방불(四方佛)을 그렸지만, 7불이 2단으로 배열된 송광사의 오십삼불도와 달리 석가모니불을 주존불로 하여 좌우에 각각 3여래씩을 배치한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석가모니불을 제외한 모든 부처들이 설법인(說法印)을 하고 똑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 이들 각각의 명칭은 확인할 수 없다. 53불은 9불탱화(九佛幀畫)가 2폭, 13불탱화가 2폭, 5불탱화가 2폭으로 되어 있으나, 부처 각각의 명칭이 없어 역시 자세한 이름은 알 수 없다.
이 그림의 주조색은 적색과 녹색이며, 이와함께 백색·황색 등이 사용되었는데, 18세기 초기의 다른 불화들과 마찬가지로 밝고 명랑한 색조를 느끼게 한다. 인물들의 형태는 매우 도식화되었으며 신체 각 부분에서도 형식화된 면이 두드러지는 등 18세기 초기 불화양식이 반영되어 있다.
송광사오십삼불도(1725년 작)보다 약 20년 앞서는 작품으로, 대화공(大畫公) 사신비구(思信比丘)가 그렸다고 한다.